[전남/여행/강진] 부모님과 함께한 강진 감성여행
고추농사가 마무리 되고 배추도 심고나니 콩이 익기까지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떠나게된 부모님과의 강진여행. 가을의 선선함을 느끼면서 9월 중순쯤에 다녀왔는데요. 작년에 제주도로 여행가고 근 1년만에 떠나는 부모님과의 여행이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병원에만 있다가 퇴원 후에는 농사에 치여 있다가 이제야 겨우 시간이 생겼네요.
강진에 도착해서 가장먼저 간 곳은 '가우도' 의 '출렁다리' 였습니다. 이곳이 출렁다리인 이유는 다리가 출렁거리는게 아니라 다리에서 바다를 쳐다보면 파도가 출렁이는게 마치 다리가 출렁거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 졌다고 해요.
가우도 출렁다리는 강진만의 8개의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로로 라서 차나 오토바이 등이 다닐 수 없고 오직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다리라고 합니다.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하니 폐플라스틱병들을 이용하여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섬의 꼭기기 부분에는 타워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부터 주차장 위치까지 라인이 연결되어 있어서 짚라인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1회에 약 25,000원 정도 했었던 것 같은데 부모님과 함께 왔던 저는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쳤습니다. 가우도의 정상에서 부터 바다를 가로지르며 내려오는 짚라인이 상당히 인상적이 었습니다.
가우도에 도착하면 가우도섬을 빙 둘러 둘레길과 같은 트레킹 코스가 이어져 있는데 해안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서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숲의 푸르름이 더해져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레킹 코스가 꽤나 길었기 때문에 전부 돌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반대편 출렁다리가 있는 곳 까지만 트레킹 코스를 걸었습니다.
트래킹 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항일민족시인 영랑김윤식 선생님의 동상과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중간에 마련된 쉼터에 작품들과 함께 동상이 있어 많은 관광객분들이 사진을 찍고 가시더라구요. 솔직히 전 이분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부모님이 설명해 주셔서 알았습니다. 역시나 어릴때 부터 느끼지만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척척박사 인가요? 저도 세상을 살면서 머리가 굵어 졌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부모님의 역사와 지식, 지혜엔 한 없이 작은 아이일 뿐이란걸 다시 느껴봅니다.
트레킹 코스를 돌고 반대편 출렁다리도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데 완만한 Y자 모양의 낚시터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렇게 만들어 놓으면 저 안으로 들어온 물로기가 쉽게 나가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저곳에서 낚시대회도 열린다고 해요. 가우도섬을 반바퀴 돌고 다시 주차장으로 되돌아 와서 두번째 코스로 이동을 했습니다.
강진에서 두번째로 간 곳은 강진 고려청자 박물관 이었는데요. 이곳은 디지털박물관 이었구요. 저곳은 부모님이 머리어지럽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가지 않고 밑에 있던 고려청자박물관으로 갔습니다. 강진의 고려청자 박물관은 1997년에 개관을 하였으며 고려청자 연구의 메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려청자박물관에서 내부를 관람하는데 입장료가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고려청자박물관에서 1층과 2층을 돌아다니며 내부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정원이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정자도 있고 연못도 있는데 연못위에 정자가 세워져 있어 정자 밑으로 비단 잉어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강진에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남미륵사 입니다. 남미륵사에 도착하니 부부 코끼리 상이 입구에서 반겨주네요. 이곳 남미륵사에는 굉장한 크기의 불상이 있는데 그 크기가 높이 26m, 둘레32m로 동양최대규모의 황동 불상이라고 합니다. 거기다 남미륵사에는 거대한 석탑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그즈넉한 시골 마을에 있는 사찰인데 내부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다는게 눈에 보이는 그런 사찰이었습니다.
이곳 남미륵사에 오시는분들 중엔 유독 경상도지역분들이 많은데요. 그에 관련된 일화가 하나 있는데 경상도에 어느 부자집에서 외동아들을 잃어버렸는데 남미륵사의 주지스님이 불공중에 그 아이를 보았고 그 이야기에 경상도의 부자부부가 찾아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이를 주지스님덕에 찾게 되었고 그에 경상도 부자부부가 거액의 돈을 시주하여 지금의 남미륵사를 짓게 되었다는 일화인데요. 이만한 사찰을 지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부자였던 걸까요?
뭐, 일화는 뒤로 하고 내부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석탑들이 먼저 반겨주는데요. 이 석탑은 대웅전 뜰 앞에 세워진 13층 석탑인데요. 이 석탑은 뒤에 나올 석탑들이나 황동부처상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길을 따라서 들어가가보면 나오는 33층석탑 입니다. 이걸 어떻게 만들었는지 참, 대단하네요. 저 석탑을 보면서 든 생각은 비오는날 이곳은 번개 맞기 좋은 곳이겠구나 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보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다음으로 본 것은 와상이라고 하나요? 누워있는 불상 조각이 었는데 제가 불교가 아니라서 뭐라고 부르는질 모르겠네요.
석탑과 불상을 뒤로 하고 사찰을 둘러보던 중 작은 연못 같은 곳에 떠 있는 가시연꽃(?)을 보았습니다. 연보라빛 나는 연꽃이 정말 예뻐서 저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있었네요. 그리고 연방죽을 찾았는데 이곳에 빅토리아 연꽃이라고 불리는 거대 연꽃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는데 끝내 찾기는 못하고 나왔습니다. 사람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하는데 보질 못해서 아쉽더라구요.
고추농사를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한 전남 강진여행은 이렇게 남미륵사를 끝으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가우도 출렁다리를 시작으로 고려청자 박물관과 마지막 코스였던 남미륵사까지 다녀왔는데요. 부모님과 함께 시끄럽지 않은 조용한 감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강진 여행은 어떨까요?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 연인이나 친구와의 여행도 좋지만 부모님과의 여행도 여러분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