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수준의 무더위와 폭우 수준의 장맛비가 번갈아 가며 찾아오고 있는 요즘, 장마철에는 물 폭탄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덥고 습한 여름철에 발생하기 쉬운 ‘풍수해 감염병’입니다.
장마나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거나 지역별 집중호우로 하천 범람과 침수 등 수해 발생에 따라, 위생환경이 취약해지고 모기 등 매개체가 증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풍수해 감염병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름철 조심해야 하는 풍수해 감염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 원충 등의 활동 및 증식이 활발해지면서 발생되는 풍수해 감염병은 수해발생 지역에서는 하수관의 범람 등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으로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콜레라,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 간염, 장관감염증(살모넬라균 감염증 등), 비브리오 패혈증 등이 있는데요, 대부분 고열이나 구토, 복통, 오한뿐만 아니라 혈액이 섞인 설사를 하거나 발진, 부종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을 위해 조리 전· 후와 식사 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도록 하고, 수해 피해를 본 음식이나 물은 먹으면 안 됩니다. 또 위생이 검증된 안전한 물(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과 충분히 익힌 음식물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설사나 구토 등의 증상이 있거나 손에 상처가 있는 경우 식재료 세척 등 조리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며, 물이 닿거나 일정시간(약 4시간) 이상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식품의 올바른 보관이 어려워짐에 따라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조리수칙 및 개인위생수칙을 반드시 준수하여야 합니다.
○ 모기매개 감염병
비가 많이 내려 발생하는 질병도 있지만, 습한 날씨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질병도 있습니다. 모기의 경우, 장마철 곳곳에 고여있는 물에서 번식하며 습한 날씨로 인해 증식 또한 활발해지는데요, 그래서 장마철에는 모기 매개 감염병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모기 증식이 쉬운 환경 조성으로 인한 대표적인 모기 매개 감염병은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인데요,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말라리아의 경우 장마철에 발생하는 감염병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모기 매개 감염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 오한, 구토 등인데 말라리아의 경우 치료 약이 있지만 일본 뇌염의 경우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고 예후가 좋지 않아서 최대한 모기에게 물리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나 수해지역에서는 물 웅덩이등에서 모기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모기매개 감염병(말라리아 및 일본뇌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야외에서 활동할 때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밝은 색 긴팔이나 긴바지를 착용하면 모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되는 집 주변의 고인 물을 제거하고, 야간에 야외활동을 자제하며, 각 가정의 방충망을 정비하거나 모기장, 살충제 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접촉성 피부염, 렙토스피라증
이외에도 폭우로 인해 침수가 발생할 경우, 오염된 물에 노출되게 되면 접촉성 피부염 등에 걸릴 수 있고 파상풍의 위험도 커집니다. 오염된 물 등에 직접 노출로 인한 질병으로는 접촉성 피부염, 파상풍, 렙토스피라증, 안과 질환 등이 있습니다.
드물긴 하지만 병원성 렙토스피라 균에 감염된 쥐 나 소, 돼지, 개 등의 가축의 소변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도 조심해야 하는데요, 렙토스피라증은 설치류의 배설물 및 이에 오염된 물이나 흙,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특히 주로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오염된 물에 접촉할 경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되면 심한 두통과 눈 충혈, 고열이 나타나는데 오염이 의심되는 물에서는 수영해서는 안 되며 물에 노출된 피부는 깨끗한 물로 씻어주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피부가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렙토스피라증이나 피부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침수 지역에서 작업할 때는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반드시 보호복이나 장화, 고무장갑 등을 착용해 오염된 물이나 환경에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만약 작업 중 피부에 오염된 상처 또는 찰과상이 생기거나 작업 후 발열 및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며, 수해복구 작업 중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작업이 끝난 후에는 노출된 피부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 안과질환 및 호흡기 질환
마지막으로 오염된 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안과 감염병인 유행성 눈병(유행성각결막염, 급성출혈성결막염) 위험 역시 커지는데요, 오염된 물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으며 눈에 부종이나 출혈, 이물감 등이 있으면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고, 무엇보다 개인 소지품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 역시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풍수해로 인한 이재민 임시 거주시설 또는 대피시설에 거주하는 경우, 밀집 환경으로 인한 호흡기 감염병 집단발생 예방을 위하여 손 씻기, 정기적인 환기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수해 발생 시 감염병 예방수칙>
○ 손 자주 씻기(특히 외출 후, 식사 전, 배변 후,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
○ 끓인 물이나 안전하게 포장된 물을 마시기
○ 음식물 용기가 오염이 의심되는 경우 세척 혹은 폐기하기
○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며,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도록 하고,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조리에 참여하지 않기
○ 집 주변 물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 제거, 야간 외출자제, 가정 내 모기장 사용, 외출 시 밝은 색 긴 옷 착용 및 기피제 사용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
○ 침수지역에서는 작업 시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방수복, 장화, 방수장갑 활용) 노출된 경우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내기
○ 눈이 불편할 경우 손으로 만지지 말고 안과 전문의 진료받기
○ 발열, 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진료받고, 집단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보건소에 신고하기
질병관리청은 풍수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안전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여 줄 것을 당부했는데요. 또한 침수지역에서 수해복구 등의 작업 시에는, 방수장갑(고무장갑) 등으로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 종료 후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을 것도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질병관리청은 지자체와 함께 하절기 비상방역체계(5.1~9.30)를 구축하여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집단발생 대비 24시간 상시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니 집단설사나 여름철 풍수해 감염병 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보건소에 신속히 신고하여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 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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