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신차들을 보면 다양하고 신기한 기능들이 많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급변하는 자동차 기능들 모두 편리하기만 할까요? 자동차, 스마트폰을 비롯한 세상 대부분 것들의 변화가 점점 더 빨라지는 느낌입니다. 그 때문에 변화에 조금만 둔감해져도 트렌드에 크게 뒤처지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요.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로 구형 차를 오랫동안 탄 운전자가 최신 차량을 접하게 될 경우 출발조차 못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그런데 적응해야 할 새 기능이 편의, 안전에 도움 되는 것들뿐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최신형 자동차에 환상을 품고 있던 이들마저 “옛날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불호 기능들을 세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리 버튼이 절실해지는 통합형 터치스크린
요즘 차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광활한 터치스크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센터 디스플레이 화면은 아쉽지 않을 수준으로 커졌고 한때 아날로그 게이지가 당연시됐던 계기판마저 디스플레이가 대신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반기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완성차 업계는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너무 멀리 가버렸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물리 버튼을 없애버리고 이를 터치스크린에 통합해 버린 것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처럼 터치스크린은 차주들의 골칫덩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조작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부분이나, 반드시 화면을 보고 확인해야 하는 터치스크린의 특성상 운전자의 전방 주시가 아무래도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여러 안전 기관과 운전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터치패널의 조작은 운전자 주의를 최대 40초 돌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운전 중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게 위험하다는 걸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지만, 운전 중 차량 대시보드의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것에는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게 되는 것입니다.
테슬라 전 차종은 물론 상당수 최신 차종도 에어컨을 제어하려면 터치스크린으로 몇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나마 일부 제조사들은 에어컨을 비롯한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의 물리 버튼을 되살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 유로앤캡(EURO NCAP)은 주요 기능에 대한 물리적 제어 장치 탑재를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2026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존재 자체가 거슬리는 아이들 스탑 앤 고(ISG)
‘오토 스탑 앤 고’로 흔히 불리는 아이들 스탑 앤 고(Idle Stop and Go. 이하 ISG) 역시 운전자 대부분이 싫어하는 기능으로 꼽힙니다. 신호 대기 등 정차 상황에서 시동을 잠시 끄고 출발 시 다시 걸어주는 해당 기능은 최소 2%에서 많게는 10%까지 연료를 아껴줍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표면상의 장점이자 자동차 제조사들의 설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실상은 엄격해지는 배출 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정설인데요.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싶을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어느 정도 타당한 주장이라고 합니다. 초기에는 패밀리 세단, SUV 등 연료 효율이 중요한 차종에 옵션으로 장착되던 ISG가 요즘은 대배기량 세단 및 고성능 모델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기능이 작동하며 엔진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의 불쾌한 흔들림은 운전자에 따라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또한 ISG가 작동하는 동안에는 에어컨 컴프레셔가 돌아가지 않아 무더운 여름날이라면 뜨거운 바람을 맞아야 합니다. 심지어 ISG가 탑재된 차량 대부분은 처음 운행을 시작할 때 해당 기능이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게다가 주차 시 후진 기어로 바꾸는 사이에 작동하기도 하며 아예 작동 해제가 불가능한 차종도 있죠. 만약 ISG 작동을 원하지 않는다면 매번 운행할 때마다 비활성화 버튼을 눌러줘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따릅니다.
이처럼 상당수 차종은 ISG 해제 버튼을 눌렀더라도 운전자가 시동을 껐다가 다시 걸었을 때 ISG가 재활성화됩니다. 그래서 매번 차량에 탑승해 시동을 걸 때마다 ISG 해제 버튼부터 누르게 되는데 무의식적으로 행할 정도로 습관이 들지 않는 이상 귀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작정하고 ISG가 상시 비활성화되도록 개조하거나 ISG 퓨즈를 뽑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 공회전 진동이 가솔린보다 크게 올라오는 디젤 차량의 경우 ISG가 이를 억제해 운전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의견과 연료가 절약된다면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호불호가 갈리며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나오는 결론은 필요한 사람만 켜서 쓸 수 있도록 제조사 차원에서 ISG 기본 설정값을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옵션값 못하는 디지털 사이드미러
세 번째는 디지털 사이드미러입니다.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작동방식은 기존 광학형 미러 대신 작은 카메라가 후측방을 비추고 실내 양측의 디스플레이에 띄워주는 방식입니다. 외관상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고, 줄어든 부피만큼 공기 저항을 소폭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비 오는 날 빗방울이 맺히는 광학형과 달리 한층 깔끔한 후측방 시야를 제공하며,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인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어두운 밤이나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용이한 시야 확보가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최대 장점이지만, 밝은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화질이 선명해도 사람의 눈보다 디스플레이가 깨끗한 화면을 제공할 수는 없죠. 그렇기 때문에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기 위한 고품질의 디스플레이 장착에는 높은 가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도 150만~200만 원 수준의 만만치 않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단점도 많은 만큼 소비자 사이에서도 해당 옵션을 선택할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 광학식 대비 후방 원근감 파악이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는데요. 물론 운행하다 보면 적응할 수 있겠지만 그사이에 차로 변경을 몇 번이나 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또한 결함이나 오류로 카메라에 습기가 차거나 먹통이 된다면 그때는 운행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점 역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들 때문인지 현재 디지털 사이드미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신차가 몇 있지만 막상 도로에서 해당 사양이 달린 차량을 보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오늘은 운전자들이 제발 사라져 줬으면 혹은 예전으로 되돌려 줬으면 하는 운전자들이 싫어하는 차량기능 3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신차가 나오고 그에 따라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지만 사람이 사용하는 만큼 쓰는 사람이 편하고 좋아야 좋은 기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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