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높은 시청률로 인기몰이 중인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는 퀸즈 백화점의 주인이자 재벌 3세인 주인공 홍해인(배우 김지원)이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로 나옵니다. 뇌종양을 앓는다는 사실이 더 어색할 만큼, 언제나처럼 도도하고 당당한 모습의 홍해인은 언제부턴가 부쩍 순간순간 기억이 끊기는 일이 반복되며 새로운 치료법을 제안한 독일의 암센터를 찾게 되는데요.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속 ‘뇌종양’은 치료가 어렵고 두려운 질병으로 그려지는 게 보통입니다. 시한부 선고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암울한 결론이나 이별을 암시하며 극적 긴장감을 더하는 주요 소재로 사용되기도 하죠. 물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로 뇌종양은 굉장히 위험한 질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드라마 속 자주 등장하는 뇌종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뇌종양의 정의 및 원인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합니다. 지난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원발성 뇌암 환자는 2055명으로 전체 신규 암 환자 27만 7523명의 0.7%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뇌종양은 양성과 악성을 모두 포함합니다. 양성종양에는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은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을 포함합니다. 또 발생 부위에 따라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하는데 뇌 조직이나 뇌막 등에서 발생하면 원발성 뇌종양, 신체의 다른 암으로부터 혈관을 타고 전이된 경우를 전이성 또는 이차성 뇌종양으로 부릅니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뇌 손상, 방사선, 유전, 연령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흡연은 악성 신경교종의 발생 위험을 1.22배 증가시킨다는 국내 연구가 있습니다.
발생 위치·크기 따른 증상들
증상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류, 커지는 속도 등에 따라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성격 변화, 편측 마비, 언어장애, 발기부전, 시력 저하, 어지럼증, 청력감소, 경련 등이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 치매와 같은 기억력 저하나 행동 이상 등 인지기능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중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입니다.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뇌종양 때문에 뇌 부피가 늘어나 뇌 내 압력이 올라가기 때문인데요. 뇌종양 환자의 약 70%에서 두통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또는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뇌종양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나게 되는데 뇌신경에 종양이 있으면 후각·시각·청각 장애와 어지럼증, 안면마비, 연하장애, 음성변화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뇌하수체에 발생하면 부피가 커지면서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장애를 동반합니다. 소뇌와 뇌간에 발생하면 균형감각을 잃고 술에 취한 사람처럼 걷는 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뇌의 좌측 측두엽에 발생하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망상이나 경련을 보일 수 있습니다. 두정엽에 발생하면 편측으로 운동 또는 감각 마비가 발생하고 단어의 발음에 부조화를 보입니다. 또 공간 지각력이 떨어지고 좌우를 혼동하거나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글을 쓰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전두엽 부위에 생기면 성격이 변하거나 기억력 장애, 언어장애와 인지기능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뇌종양의 진단 및 검사
뇌종양의 진단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뇌종양이 의심되면 뇌종양을 진단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 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CT)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영상 검사는 종양의 특징적인 모양, 위치, 범위, 악성도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데 이용됩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은 검사시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한 반면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주변의 뇌부종이 적을 경우에는 정상소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뇌 자기 공명영상(MRI)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검사로서 수술 전 및 수술 후에도 종양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자주 검사하게 됩니다. 특히 조영제를 투여한 후의 영상이 매우 중요하며 최근 들어서는 자기 공명영상의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이를 이용한 다양한 방법으로 진단의 정확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양전자 단층촬영(PET-CT)은 자기 공명영상 등에서 종양과 유사한 성격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하고 종양의 악성도를 유추하기 위하여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치료 중에도 종양의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하여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인 조직학적 진단은 수술적 방법으로 종양을 제거한 후 현미경으로 직접 세포를 관찰하여 내리게 됩니다.
뇌종양의 치료
뇌종양의 치료는 종양의 종류, 위치, 증상에 따라 결정됩니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나 기저질환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종양은 수술이 원칙입니다. 다만 수술이 어렵거나 거부감을 가진 환자는 방사선치료를 진행합니다.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으면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을 하기도 합니다. 악성종양은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외과적 절제술이 원칙이지만 기저질환이 심각한 노인의 경우 수술이 항상 우선되지는 않습니다.
뇌종양 수술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뇌종양 수술의 상당수는 뇌내시경수술(Endoscopic neurosurgery)로 진행됩니다. 뇌의 가장 밑바닥 부위인 뇌 기저부에 발생하는 뇌수막종, 뇌하수체종양, 두개인두종 등이 주요 적용 대상입니다.
뇌내시경수술은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수술 후 출혈과 통증이 적어 입원 기간을 단축시켜 줍니다. 치료방법은 환자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뇌의 바깥쪽에서 종양 부위로 접근해 뇌 손상과 수술 후 상처 없이 종양을 제거합니다. 경우에 따라 눈썹 주름선을 따라 3~4㎝만 절개하고 뇌종양을 떼어내기도 합니다.
다른 치료법으로는 환자와 의사가 대화를 하면서 진행하는 각성 수술도 있습니다. 각성 수술은 종양과 정상 뇌와의 경계가 모호한 종양을 잘라낼 때, 정상적인 뇌 기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많은 종양을 떼어내 종양과 뇌 기능의 균형을 맞출 때 시행됩니다.
오늘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 속 주인공 홍해인(김지원 배우님)이 투병 중인 뇌종양에 대해서 원인과 증상 검사방법과 치료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뇌종양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또 다른 미지의 질환인 ‘종양’이 발생하는 병으로 두려움이 큰 질병이지만 최근 수십 년간 의학과 기술의 발달로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새로운 치료법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만큼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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